델포이 신탁소
다른 이름: 델포이의 신탁, 피티아, 델피 신탁
파르나소스산 비탈의 델포이에서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아폴론의 무녀 피티아가 신탁을 내렸다. 그리스의 도시들과 이웃 나라 왕들이 식민 도시 건설과 전쟁을 앞두고 물으러 왔고, 이곳은 그리스 세계의 「배꼽」으로 여겨졌다.

Bernard Gagnon · CC BY-SA 4.0 · 원본
델포이의 아폴론 성역은 늦어도 기원전 8세기에는 신탁소로 이름이 났다. 무녀 피티아가 신전 안쪽 방의 세발솥 위에 앉아 아폴론의 뜻을 전했고, 사제들이 이를 시구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스의 폴리스들은 바다 건너 식민 도시를 세우거나 전쟁·법을 정할 때 이곳에 물었고,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같은 이웃 나라 왕도 많은 보물을 바쳤다. 신전 앞에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한다. 제우스가 세상의 양 끝에서 날려 보낸 독수리 두 마리가 만난 곳이라 하여, 세상의 배꼽을 뜻하는 돌 옴팔로스를 두었다.
기원전 6세기 초부터는 4년마다 운동과 음악을 겨루는 피티아 제전이 열렸다. 아폴론 신전은 기원전 548년 불에 탄 뒤 아테네의 알크마이오니다이 가문의 돈으로 다시 지었고, 기원전 373년 지진으로 무너진 뒤 지은 4세기의 신전 터가 지금 남아 있다. 신탁은 서기 4세기 말 테오도시우스 1세 때 끝났다.
피티아가 땅에서 올라온 기체에 취해 신탁을 내렸다는 고대의 이야기는, 19세기 말 프랑스 발굴단이 틈을 찾지 못하면서 꾸민 말로 여겨졌다. 2001년 무렵 지질학자 더보어 등이 신전 아래의 단층과 샘물 속 에틸렌을 근거로 다시 이 이야기를 지지했지만, 반론도 많아 의견이 갈린다. 델포이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 되었다.